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0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를 거부했다.
장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불과 100여일 앞두고 거듭된 당 내외 '절윤' 요구에도 강성 지지층만을 보고 사실상 '마이웨이'를 선언하면서 노선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하고 여권의 이른바 '내란당 공세'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하루 만인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이 국회 활동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의 폭동으로 내란에 해당한다는 1심 판결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판사 출신인 그는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라는 것이 국민의힘 및 다수 헌법학자의 입장이라고 주장하면서 "1심 판결은 이러한 주장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문 곳곳에 논리적 허점들"이 있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이 1심에 해당하는 만큼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장 대표의 이런 발언은 애초 당 안팎의 기대와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것이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1심 선고를 계기로 절윤 문제에 대해 나름의 전향적인 메시지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장 대표가 측근들과 발표문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명시적인 절연 메시지가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 대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런 입장을 두고 장 대표 측에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은 이미 기정사실이기에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왔다.
여기에는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문제를 당 대표가 언급하는 순간 민주당 및 당내 비당권파의 '내란 프레임'에 들어간다는 판단도 깔렸다.
장 대표의 잇단 징계 대상이 된 친한계에선 지도부 총사퇴 요구도 나왔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 재건을 위해 장동혁을 끊어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보수가 죽는다"고 주장했다.
친한계 박정훈, 한지아 의원은 각각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가 당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지경이 됐다. 지도부 총사퇴, 정말 시급하다", "우리 당은 내란 옹호 장 대표와 절연해야 한다"고 썼다.
개혁 성향의 이성권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는 오늘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라. 국민과 싸우는 당 대표가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비대위원장을 지낸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 대표 체제에 개혁과 통합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국민보수 노선을 포기하고 윤 어게인을 선택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를 통해 "'윤 어게인'이라는 구호에 머무르는 정치로는 중도와 미래 세대를 설득할 수 없다"며 "고집스럽게 국민 대다수 정서와 괴리된 주장을 반복하는 것으로는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에서는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간 메시지가 상충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 의원은 "송 원내대표는 사과했는데, 장 대표는 지금 원내와도 절연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장 대표는 당내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위업을 선양하기 위한 충남 아산의 현충사 및 충남 예산 수덕사를 잇따라 방문했다.
송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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